최저임금위원회 1년의 경험, 포럼 후기*

 

이성영 변호사

(제9회 아카데미 수료)



2018년 첫 해밀포럼이 올해도 어김없이 법무법인 지평 회의실에서 개최되었습니다. 늘 그렇듯 맛있는 김밥과 따뜻한 커피를 함께 하며 강성태 교수님의 흡입력 있는 강연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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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은 잔여임기가 남은 공익위원의 사퇴로 갑자기 합류하게 되셨고, 그 결과 지난 1년이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고 하셨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지극히 개인적인 평가임을 전제로 본인 생각을 자유롭게 말씀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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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의 결정은 단순히 금액을 논의하는 절차라기보다 이제 우리사회에서 노동을 바라보는 가치관이 충돌하는 자리 같습니다. 정책결정권자 입장에서는 노동생산성과 국가재정상태, 경제성장률 등을 고려하여 전체 산업구조에 큰 변동을 일으키지 않는 범위에서 결정해야 할 수치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한국사회 노동안전망의 설치과정이라고 인식될 수 있습니다. 교수님은 실제로 최저임금위원회 회의내용이 실시간으로 언론 보도가 되는 것을 보면서 이 문제에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사람이 생각보다 더 많음을 알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최저임금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영세공장을 방문하여 실사를 한 경험도 말씀하셨습니다. 근로자들의 급여가 낮아 4대보험료 납부액조차 부담스러워 보험가입을 하지 않고 4대보험료 사업주 납부 부담액을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직접 현금 지급하는 사업장이었다고 합니다. 아직도 이런 공장이 적지 않다는 점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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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이 설명하신 최저임금의 논의 과정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일반시민들이 전문가들의 설명을 듣고 숙의를 거쳐 결정하는 신고리원전 공론화위원회와는 다른 형식이었는데, 최저임금 결정과정에서는 임금 이외의 인접 분야, 가령 사회복지 등에서 전문적 식견을 가진 사람들이 임금관련 전문가들의 설명을 듣고 결정하게 하는 방식을 일부 도입하였다고 하셨습니다. 일반인의 판단을 존중할 것인지, ()전문가의 의견을 존중할 것인지, 논의 주제에 따라 의사결정 모델을 다르게 적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셨습니다.


전문가들이란 사실 누구보다 남의 말 듣는 걸 못 견디는 사람들이다. 전문가들은 가장 고집이 센 사람들이라서 그들의 의사결정이 공정하지 못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교수님 본인이 노동법의 전문가이시면서도 최대한 객관적인 태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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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때 보다 더 많은 문답이 오간 강연이었고, 교수님께서 해 주신 이야기에서 많은 걸 느끼게 되었던 포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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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해밀에서 지난 4월 발행한 뉴스레터 제6호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