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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 제7호 03. 올해 해밀에서는

 01 해밀 동계워크숍 참가기



강촌하면 떠오르는 또 하나의 추억!

 

최설미 변호사

(9회 해밀 아카데미)

 

강촌, '강촌'이라 하면 어떤 추억이 떠오르시나요? 해밀의 동계 워크숍은 강촌에서 이루어지곤 합니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강촌에서 2019. 2. 22~23. 해밀의 동계 워크숍이 열렸습니다.

 

치열한 일터에서 강촌으로 출발하는 길은 설렘이 가득 했습니다. 환경부의 '수도권 내일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시행, 외출 자제, 마스크 착용 등 건강에 유의바랍니다' 문자를 뒤로하고 서울을 떠났습니다. 강촌의 공기는 서울에 비해서는 훨씬 맑게 느껴졌습니다. 잔잔히 흐르는 강, 고즈넉이 솟은 산과 나무, 그리고 함께 하는 해밀 분들. 강이 좋고 산이 좋고 사람이 좋으니, 해밀의 동계 워크숍은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워크숍의 시작은 바비큐파티였습니다. 불판 위에서 자글자글 익어가는 목살, 버섯, 등갈비……. 더불어 소고기, 오징어까지! 산해진미가 다 모였습니다. 여기에 곁들이는 각 국의 다양한 술들! 그리고 마무리는 보글보글 끓인 라면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밥까지여러 곳에서 모인 다양한 사람들은 모두 불판 앞에 모여 하나가 되었고, 이렇게 해밀의 식구(食口)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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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은 후, 한 쪽 방에서는 해밀의 정기총회가, 또 다른 쪽 방에서는 회복적 대화가 이루어졌습니다. ‘회복적 대화를 아시나요? 회복적 대화에는 규칙이 있습니다. 1. 특정한 물건을 쥔 사람만 말을 할 수 있고, 나머지 사람은 온 마음을 다해 온 몸으로 경청해야 합니다. 듣는 사람들은 그랬군요, 속상했겠군요등의 호응만 할 수 있습니다(아무리 관련된 이야기여도 이야기에 끼어들지 않습니다). 2. 특정한 물건을 쥔 사람은 특정 주제에 대한 자신의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오롯이 자기 자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3. 회복적 대화를 하면서 이루어진 이야기는 이 곳에 묻어야하고, 다른 곳에서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첫 번째 회복적 대화의 주제는 누군가를 위로했거나, 위로받은 경험이었습니다. 3번 규칙 때문에 진행된 이야기를 들려드릴 순 없지만, 다들 마음을 다해 이야기를 하였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해밀에서 만난 인연들은 노동법을 토대로 만난 인연들입니다. 자신의 속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낯선 일이었고, 그럼에도 온 몸으로 온 마음을 다해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것은 잊지 못할 경험이었습니다. 특히, 저는 분명 누군가를 위로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이야기를 하다 보니 제가 그 누군가로 인해 얼마나 위로 받았는지를 깨닫게 되었고, 결국에는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이야기를 끝마치게 되었습니다.

 

두 번째 회복적 대화의 주제는 자신의 일과 꿈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이야기 하는 도중 옆방의 회의가 끝나 모두 다 이야기하지는 못했지만, 말하는 이가 가슴 속에 품고 있는 소중하고 반짝반짝한 무언가를 보았습니다.

 

2월에는 법원만 인사이동이 있는 게 아닙니다. 해밀 총회에서 인사이동이 있었고, 김성수 부소장님을 이어 김도형 변호사님께서 신임 부소장님이 되셨고, 아카데미 분과장은 김진 변호사님, 포럼 분과장은 신권철 교수님, 공익사업분과는 도재형 교수님으로 바뀌셨다고 들었습니다. 2019년 새로운 해밀의 모습을 기대하며 박수로 축하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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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모두가 함께 회복적 대화를 해보기로 하였고, 주제는 자신이 했던 얼간이 짓이었습니다. 마치 누가 제일가는 얼간이인지 경쟁하는 것처럼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과연 최고의 얼간이가 승자인가에 대한 의문은 뒤로하고, 즐거운 웃음만을 남긴 채 해밀 워크숍의 밤은 저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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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침이 밝았습니다. 아침으로 먹은 빠가사리, 쏘가리 등의 민물 매운탕은 피곤한 몸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아침을 먹은 후 먼저 출발하신 분들을 제외하고 남은 일행 몇몇은 강촌에 남아 구곡폭포를 가보기로 했습니다(강촌까지 왔으니 닭갈비를 먹고 가야 한다는 것이 진정한 목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구곡폭포는 9가지의 으로 시작하는 말을 찾는 여정이었습니다. 산길을 올라가며 나오는 팻말에는 Dream 희망의 생명’, ‘Ability 재능의 발견, ’Wisdom 지혜를 쌓음‘, ’Heart 용기 있는 마음‘, ’Professional 전문가는 숙달‘, ’Networking 인맥은 연결고리‘, ’Shape 태도는 됨됨이‘, ’Color 맵시와 솜씨는 곱고 산뜻함이 적혀 있었고, 마지막은 역시나 An end 아름다운 마무리는 내려놓음이었습니다.

 

아름다운 빙벽이 우리의 눈앞에 펼쳐졌고, 계곡 사이로 비추는 햇볕은 따스하게 우리를 반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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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구곡폭포를 내려오는 길은 감자전, 도토리묵, 동동주가 함께했고, 흔들다리와 강촌의 옛 역을 걸으며 추억에 잠긴 길에는 닭갈비와 막국수, 막걸리가 함께 했습니다. 한 분이 혼잣말을 하셨습니다. ‘이렇게 안 친한 사람들과 이렇게 오래 있어도 전혀 어색하지가 않구나!’

우리는 저마다 가슴속에 를 가지고 을 부리는 노동의 이었습니다. 해밀이라는 은 우리를 연결시켜 서로 닮은 을 만들었고, 나는 우리들의 은 결국 노동일 것입니다.

 

매년 겨울, 강촌에서 이루어지는 해밀 동계 워크숍, 여러분도 가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강촌의 을 이어받아 작년 하계 워크숍은 강릉에서 열렸었는데, 올해 하계 워크숍은 강화도일까요, 강경일까요? 언젠가는 금산에서 워크숍이 이루어지길! 다음 해밀 워크숍에는 이 글을 읽으시는 당신이 함께하길! 그리고, 모두들 다시 만날 때까지 건강하길 기원하며 이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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