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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L 제5호 04. 2017년도 동계워크숍 스케치



워크숍의 밤은 짧았지만 해밀과의 인연은 계속되길 바라는 마음

    

 

정민준(법무관, 해밀 아카데미 7)

 

2016년에 성황리에 마쳤던 동계 워크숍이 2017년에도 어김없이 진행되었습니다. 물론 저는 처음 참석하는 동계 워크숍이었는데요, 시기도 장소도 예년과 다르지 않았던 데다가, 아카데미판례모임 등 해밀의 다른 행사에 참석하면서 뵈었던 분들이 모인 자리이다 보니 이전의 워크숍에도 계속 참석했던 것만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친숙했습니다.

 

워크숍이라는 다소 거창한(?) 이름을 붙이기는 했지만, 딱딱한 분위기에서 정제된 언어로 토론을 하는 학술적인 분위기는 전혀 아니었습니다. 바비큐를 구워먹으며, 술 한 잔 기울이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따뜻함과 진솔함이 가득한 시간이었습니다. 동계 워크숍에 다녀온 지 짧지 않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바비큐를 구웠던 비닐하우스에서 방으로 자리를 옮겨 밤새도록 이어졌던 술자리가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술자리의 서두에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7회 아카데미부터 해밀과 함께 한 지 어느새 2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러 정이 많이 들었고, 해밀 그리고 해밀에서 만나 인연을 이어가게 된 여러분들께 애정표현을 하고 싶어졌습니다. 어떻게 표현을 하면 좋을지 잠시간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발렌타인 30년 블렌디드 위스키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자기소개를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해밀 아카데미 7기를 수료한 정민준입니다. 발렌타인 30년을 두고 말씀을 나누고 계시던데요, 위스키는 일반적으로, 오크통에서 장시간 숙성을 하여 그 표시된 연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그 값이 비싸집니다. 이는 단순히 연도가 늘어나기 때문이 아니라, “앤젤스 셰어(Angel's Share)”라고 불리는 자연 증발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위스키를 오크통에 보관해 숙성시키면 그 과정에서 해마다 오크통에 담긴 위스키의 2~3%씩이 자연 증발하여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증발되지 않고 남은 위스키의 맛은 농후해지나 그 양이 갈수록 줄어들게 됩니다. 우리가 다루는 노동 또는 노동법도 위스키와 닮은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루 이틀하고 마칠만한 것이 아니라, 장시간에 걸쳐 조금씩 지속적인 변화를 이루어내야 한다는 점, 그 과정에서 겪는 수많은 어려움들이 있겠지만 그 어려움들을 견뎌내고 남는 것들이 무척 값지다는 점이 그렇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 계신 분들과 해밀 그리고 노동법을 매개로 만남을 이어가 30년 뒤에도 계속 함께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계속 함께 할 30년도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조금은 억지스럽고 구구절절한 자기소개였지만, 계속해서 함께하고 싶다는 마음과 함께 듬뿍 담은 애정은 전달이 되었던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동계 워크숍에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주신 분들 모두 입을 모아 30년뿐이냐며 화답해주셨습니다. 밤이 새도록 대화를 나누었음에도 못 다한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12일의 동계 워크숍은 너무나 짧았습니다. 머지않아 있을 (가칭) 2017년 하계 워크숍도 무척 기대됩니다. 노동 문제에 관심을 가진 더 많은 분들이 해밀에서 만나 함께 하면서 우리 삶으로서의 노동 문제를 조금씩, 하지만 꾸준히 풀어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하계 워크숍에서 뵙겠습니다!



* 야외 바베큐를 마치고 다시금 따뜻한 구들장이 있는 방으로 돌아와서 이야기를 계속 나누고 있는 모습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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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년째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는 서울시립대수련원 복층에서 찍은 사진인데, 워크숍에 함께 하신 분들의 즐거움이 느껴지시나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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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맛있는 매운탕으로 아침식사를 한 후, 워크숍 피날레를 장식하는 단체 샷으로 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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