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뜨거웠던 여름, 해밀의 스물두번째 포럼에 모시게 된 분은 조금은 특별합니다. 해밀 아카데미에서 시작하여 해밀포럼, 판례공부모임에 등 다양한 해밀의 모임에 함께 해 주시며 해밀의 또다른 얼굴이 아닐까 싶은 이선옥 작가님을 모시고, "역지사지는 우리를 구원할 수 있을까 - 노동문제 기록자의 고민-"을 주제로 해밀포럼을 진행하였습니다.


항상 해밀포럼에서 보던 모습이 너무 익숙하여 발표자로 계시던 모습이 조금은 낯설기도 했지만, 어느새 편안한 포럼의 장이 되었습니다. 워낙 발표 주제가 고민거리가 많은 내용인지라 포럼 내내 진지하게 서로의 이야기를 들었던 자리였습니다.


다음은 오랜만에 해밀포럼에 오신 이선민 변호사님께서 작성해 주신 포럼 후기입니다.

이 후기는 해밀 뉴스레터 제7호에도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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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지사지는 우리를 구원할 수 있을까'

 

이선민 변호사

(제10회 해밀 아카데미)



역지사지는 우리를 구원할 수 있을까

 

강렬했습니다. 위와 같은 제목에 포럼 공지를 받기 얼마 전까지 위와 같은 고민을 하던 차였습니다.


조금은 다른 내용이지만, 누군가 저에게 연대란 무엇인가? 물었을 때 저는 신영복 선생님의 글을 빌려 함께 비를 맞는 것이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저는 신영복 선생님의 글을 접한 후 항상 함께 비를 맞기 위하여, 혹은 최소한 역지사지하는 자세를 가지려고 노력해왔습니다.

 

많은 경우 역지사지는 우리에게 인간이라면 누구나 추구해야할 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저도 특별히 이러한 통념에 대하여 비판적인 의식을 가져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최근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역지사지라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인지, 또한 그것이 가능하더라도 그것이 과연 한 것인지 고민을 하는 중이었습니다.

 

포럼 전 하얀 검색창에 역지사지는 우리를 구언할 수 있을까라는 문장을 넣고 엔터를 쳤습니다. 이미 위와 같은 제목의 글은 인터넷에 올라와있었습니다. 호기심에 단숨에 그의 글을 읽어 내려갔습니다. 첫 문단부터 법조인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좀 더 흥미로웠습니다.

 

마침 당일 다른 일정이 예정되어있지 않았습니다. 해밀 포럼에 가고 싶어 벼르고 있던 차에, 이선옥 작가님의 강의를 듣고 싶어 바로 참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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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옥 작가님은 날카롭지만 명료한 글과는 다르게, 강의시간 동안 친근한 모습으로 노동 기록노동자(르포 작가, 이하 기록노동자로 씀)의 경험을 녹아내며 자신이 왜 그런 글을 썼는지 설명해주었습니다. 또한 본인이 쓰신 다른 글도 가져와 함께 공유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오랜만에 법에서 벗어나 일반 교양 강의를 듣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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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옥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노동 기록노동자의 삶과 고민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노동관련한 그의 글이나 책이 잘 나오지 않고 있어 그 이유를 물었는데, 그는 몇 가지 경험으로 인해 노동과 관련한 글을 쓰지 않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런 그를 응원하며 다시 노동과 관련한 글과 책을 써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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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을 마치고 잠깐 뒤풀이 시간을 가졌습니다. 작가님과 인사를 나누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해밀 포럼에 참여한 사람들과도 소통할 수 있었습니다. 편안한 모임이었고, 앞으로도 계속 소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좋은 자리였습니다.

 

다음 해밀 포럼 참석을 기대하며. 그의 글 역지사지는 우리를 구원할 수 있을까’, 여러분께 추천해드립니다.